2018. 6. 1.

고대 중국 지역구분

고대 중국 지역구분

요하 유역은 요녕입니다. 지금도 이 지역의 성이름이 요녕성(랴오닝성)이죠. 이 요하를 기준으로 동쪽은 '요동', 서쪽은 '요서', 우리에게는 요녕이라는 이름보다는 요동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겁니다. 중국은 이 요하 동쪽땅을 동이족이 사는 땅으로 인식했다고 하니까요. 중국의 역사를 통틀어 요녕지방은 중원의 일부였던 적이 많습니다. 힘이 약해지면 고구려, 여진족(만주족) 등이 이 지역을 점령하기도 했구요.
하(황하)를 기준으로 북쪽은 말그대로 하북입니다. 지금도 이 지역의 성이름은 하북성(허베이성)이죠. 고대 중국에서는 가장 생산성이 좋았던 지역입니다. 왜냐하면 황하는 원래 지금의 베이징 쪽으로 흘렀다고 합니다. 베이징까지 바다였구요. 황하가 계속해서 기름진 흙을 퍼날르면서 충적평야가 형성되었고 황하는 계속 남하한 것이죠. 황하가 만든 가장 기름진 땅이었다는 말.
삼국지 시대에는 원소와 공손찬이 이 지역의 패권을 두고 무려 7년을 싸웠죠. 그리고 승리한 원소는 하북의 패자이자 중원 전체의 최강자가 되었으니... 그만큼 하북이 당시에는 엄청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말. 하북지역의 남쪽중심은 "업", 북쪽중심은 "계"가 되었겠습니다. 하남의 조조도 원소를 이기고 난다음 자신의 세력기반을 업으로 옮기게 되죠. 이 업이 있는 지역이름이 위(魏)입니다. 이는 나중에 그대로 국가명 위로 이어집니다.
그럼 당연히 하(황하)의 남쪽은 하남이겠죠. 역시 지금 이지역의 성이름은 하남성(허난성)입니다. 이 지역의 중심은 허창이고 삼국지 시대 '조조'의 주 세력지가 되겠습니다. 하남을 평정한 조조와 하북을 평정한 원소가 황하근처에서 격돌한 것이 그 유명한 "관도대전"이구요.
산동은 원래 태행산맥의 동쪽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화북평원 전체를 의미하죠. 유방이 항우를 이긴다음 수도를 어디로 할까 정할 때도 유방의 부하들은 모두 산동사람인지라 낙양을 수도로 하길 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하지만 현대로 오면 올수록 그 의미가 줄어 현재의 산동반도와 태산일대를 말하는 명칭으로 의미가 축소됩니다., 산서(삼국지시대 이름은 "병주") 는 태행산맥 서쪽이라고 해서 산서. 지도를 보면 하북지역과 구별되는 산지가 눈에 보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산동에는 제(齊)나라가 있었고, 산서에는 진(晉)나라가 있었구요. 진시황의 그 진(秦)과는 다른 나라입니다. 삼국지시대에는 다 원소세력권.
황하를 보면 북에서 아래로 흐르는 구간이 있습니다. 바로 산서 왼쪽 구간인데요. 이 구간을 기준으로 산서지방을 하(황하)의 동쪽이라고 해서 하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네요. 서쪽은 당연히 하서. 관우가 하동사람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말하는 하동이 바로 이뜻입니다. 관우는 산서지방(병주)사람인거죠.
'귤이 회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회하는 옛날부터 중국의 남부와 북부를 나누는 기준으로 굉장히 중요했죠. 회하 북쪽은 밀가루문화, 남쪽은 쌀문화이기도 하구요. 남북조 시대, 남송시대 모두 남북의 경계는 이 회하가 기준이 됩니다. 이 회하의 남쪽지역회남이라고 합니다.
회남의 주축도시는 '수춘'이었고 삼국지시대에는 원술의 주무대였죠. 그리고 이 지역의 또다른 세력은 하비(서주)의 여포. 그래서 삼국지를 보면 항상 여포와 원술이 서로 싸워야 하냐 힘을 합해야 하냐가 고민거리고 등장합니다. 결국 이 둘은 끝장나게 싸웠고, 서로에게 치명타를 입히지 못한 상태에서 하남의 조조에게 각개격파당합니다.
남쪽의 양쯔강과 회하 유역을 합쳐서 강회(江淮)라고 부르는데 남북조시대 이후 이 강회지역의 생산량은 하북을 능가하게 됩니다. 능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천하의 부는 다 강회에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하지만 삼국지시대에는 이 지역의 치수가 불안정해서 농사짓기 적합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지금의 장쑤성인데 장쑤성은 전체 지역의 18%가 물이라고 합니다. 이 물들이 북쪽 세력의 남방진출을 막는 경계역할을 했고 동시에 치수가 가능해진 이후로는 농업생산의 원동력이 된거죠.
강동은 말그대로 강의 동쪽. 양쯔강을 잘보면 좀 쉬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건업(난징)이 강의 동쪽에 있죠. 이 지역을 오라고 하고 지역적으로는 강동이라고 부르는. 손견의 별명이 강동의 호랑이였다죠. 강남이 양쯔강 남쪽을 의미하면 굉장히 광역적인 표현이라면 상대적으로 강동은 좀 지엽적인 표현입니다.
관중이라는 이름보다는 장안이라는 도시이름이 더 유명할겁니다. 진, 전한, 당의 중심지였던 지역. 사천을 기반으로 관중을 점령한 유방은 하남, 회남의 항우와 격돌하게 되는데.... 초한지나 사기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지역인데 이상하게 삼국지에서는 비중이 없는 지역입니다. 이각과 곽사가 아주 개판을 쳐놨더랬죠. 이후 조조가 종요를 보내 지배하게 합니다. 1000년 넘게 중국의 중심이었던 지역인데 지금은 토지생산성이 많이 떨어지고 또 위치가 너무 내륙이라 중국의 중심과는 한참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관중이라는 이름은 저 이역의 사방을 지키고 있는 관들의 중심이라는 의미입니다. 4개 관(관중 또는 관중 분지, 관중 평원(關中平原)은 역사적으로 북쪽의 소관,동쪽의 함곡관,남쪽의 무관,서쪽의 대산관 사이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현재의 중국 산시 성 중부와 허난 성 서단을 포함한다.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관문은 관중과 화베이 평원을 분리하는 동쪽의 함곡관이었다.)우리에게는 동쪽 낙양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함곡관"이 가장 유명하죠.
서량은 관중의 서쪽지역. 삼국지에서는 마등(마초)와 한수의 본거지. 동쪽의 요녕과 비슷한 위치로 중원의 힘이 약해지면 이민족들이 가장먼저 점령하는 땅이었습니다. 송나라때는 서하가 여기에 있었죠. 사실 서량이라는 표현은 없다고 합니다. 행정구역명으로 양주인데 건업, 수춘이 있는 양주와 헷갈리니 그냥 서쪽의 량이라고 하여 서량으로 부를뿐.
사천이야 촉나라의 중심지. 익주라고 해야 더 익숙할까요? 굉장히 궁벽한 지역이라곤 하지만 농경지가 넓고 토지생산성이 굉장히 좋은 땅입니다. 현재 중국의 성들 중에서 농업생산성 1위가 사천이라고 하더라구요. 삼국지 시대에는 관중에 비해 생산성이 좀 밀렸던듯한데 이후 완전히 역전.
양쯔강 중류지역은 딱히 지역명이 없네요. 지금은 호북성(후베이성)지역인데, 삼국지시대 행정구역 명은 "형주'입니다.
춘추전국시대는 관중을 중심으로 한 진나라가 사천을 점령하고 국력을 키운다음 함곡관 동쪽의 하남, 하북 지역을 하나하나 점령해가면서 통일되죠.
초한지는 사천을 중심으로 관중을 점령한 유방과 하남, 회남을 자기 영역으로하는 항우가 격돌한 전쟁이죠. 그 사이에 유방의 부하 한신은 하북과 산동지역을 점령하고.
삼국지는 하북을 중심으로 산서, 산동을 영위한 원소와 하남을 중심으로 회남, 관중을 영위한 조조가 관도대전에서 붙은 것이구요. 조조가 승리한 이후 전국통일 하나했더니 강동공략에 실패(적벽대전)하면서 천하는 3분할.
데이몬
2015/01/27 16:14
진(秦)대에 하남(河南)은 지금의 하남일대가 아니라 오르도스(지도에서 관중 북쪽 황하이남 땅)을 의미한다 들었습니다. 몽염의 하남원정이라함은 지금의 하남일대를 원정한게 아니라 관중 북쪽의 넓은 지역에 살던 유목민들을 정벌하고 강 밖으로 몰아낸 것을 의미하는게 그 때문인듯 합니다. 중고세탁기
2015/01/27 16:18
'하'라는 단어자체가 황하 그 자체를 의미하니 여기저기 쓰였을 겁니다. 하동, 하서라는 표현도 있으니까요. 말씀처럼 저 북쪽 황하의 남쪽의 초원지대(오르도스)를 지칭할때 쓰이기도 했겠죠. 그런데 저는 처음알았네요.
제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강', '회', '하'등으로 나누어진 중국의 지역구분 이야기를 하고 싶었떤 것이니까요. 조조는 하의 남쪽 하남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하의 북쪽 하북의 원소와 대치했다는 식으로요.

데이몬
2015/01/27 16:33
중고세탁기 제가 예전에 관련전공쪽 학부 수업에서 중고세탁기 님처럼 하남이란 말의 애매함 때문에 고민하다가 시험 답안지에 '황하 이남'이라고 썼다가 나중에 지적을 받아서 잘 기억합니다.
황하 이남이란 말은 말 그대로 지금의 하남지역까지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 되는데 진나라 때 하남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오르도스 지역을 의미하는 말이니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하남'이라고 하거나 '오르도스'라고 지칭했어야 했다고 피드백을 받았었습니다.
제목을 '고대' 중국의 지역구분이라 하셔서 진나라도 고대라고 할 수 있으니 덧붙여 보았습니다. 태평천하
2015/01/27 16:16
여기에 '음'이니 뭐니 섞이면 아주 환장하겠더군요. 제음은 뭐고 산양은 뭐래... 중고세탁기
2015/01/27 16:18
'음'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버섯모듬
2015/01/27 16:30
중고세탁기 음은 통상 북쪽이고 양은 통상 남쪽이 되죠. 태평천하
2015/01/27 16:31
중고세탁기 저도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저 경우에는 어떤 산의 북쪽과 남쪽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확실치는 않으니 전문가를 소환합니다. 일화
2015/01/27 16:34
강의 경우 북쪽이 양, 남쪽은 음. 산의 경우 북쪽이 음, 남쪽은 양.
햇빛이 어느 쪽에 잘 비치는 지가 기준입니다. 어렵지 않아요. 데이몬
2015/01/27 16:39
그게 산 남쪽은 햇볕을 잘 받고 산 북쪽은 산의 그림자 때문에 남쪽보다 어두워서 남쪽을 양, 북쪽을 음이라고 하는 것인데 산과 산 사이 골짜기 같은 지형에도 음이라고 붙이더군요. 중고세탁기
2015/01/27 16:41
일화 이게 확실히 일정치 않은가 봅니다. 낙양은 분명히 강의 남쪽에 있는데 낙'양'인 것을 보면. 일화
2015/01/27 16:47
중고세탁기 이름 그대로 낙수의 북쪽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황하보다 남쪽이라고 착각하시면 안되죠.

안쿤
2015/01/27 17:47
심양이나 한양을 보면 도시가 강 북쪽에 있어서 양이 붙죠

뼈다구발굴단
2015/01/27 16:17
감사합니다!

대동세상
2015/01/27 16:37
장안은 이후 서위/북주시대에 개발이 다시 시작되어 수/당대에 다시 한번 천하의 중심지가 되었지만 안록산의 반란이후 절도사들의 난립이 시작된 당중기부터는 강남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형세가 되다가 주전충이 장안을 파괴하고 낙양으로 천도(어쩐지 누군가가 생각나는군요...)한 이후 중국사에서 비중이 크게 줄었지요.

일화
2015/01/27 16:38
요하의 서쪽은 요서(백제가 진출했니 마니 하는 그 곳)이지, 요하가 아니죠. 오타인 듯 합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하'는 황하 이외에는 잘 붙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냥 '~수'라고 하죠. (회하가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중고세탁기
2015/01/27 16:40
아 이런 오타 맞습니다. 수정해야지... 일화님 말씀을 들으니 "~수" 즉 "회수"가 더 적합한 것이 맞는듯한네요. 말씀처럼 하는 황하를 지칭하니까요. 하지만 그림파일인지라 수정은 어렵고.... 그냥 봐주세요.

데자뷰
2015/01/27 18:17
일목요연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추천 꾸~욱...

이찬성
2015/01/28 07:45
잘 배우고 갑니다. 추천도 같이

이만갑
2015/01/28 17:58
감사합니다!

타브가치
2015/01/28 21:19
음? 지도의 강동은 보통 "강남"으로 불리는 게 더 일반적이지 않나요?

중고세탁기
2015/01/28 21:36
강남은 본문에더 썼지만 더 넓은 지역을 가르킨다고 봐서요.

대동세상
2015/01/29 05:35
중고세탁기 삼국지식으로 표현하자면 강동은 양주일대를 일컽는 표현이고, 강남은 더 넓게 남형주+양주+교주일대를 모두 포함해서 일컽는 표현이려나요?^^

쪽빛고래
2015/01/30 14:53
그동안 중국역사를 보면서도 지역에 대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정리를 이리 해주시니 감사하네요.ㅎㅎ 스크랩을 해가고 싶지만 안되서 아쉽습니다.^^

야스페르츠
2015/01/31 08:23
산동이 지금의 산동성, 그러니까 태산 동쪽을 가리키게 된 것은 고대가 아니라 근대의 일입니다. 고대 기준으로 산동은 태행산맥의 동쪽을 말합니다. 효산 동쪽이라는 말도 있고, 대략 산동=관동 같은 의미로도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중고세탁기
2015/01/31 12:16
네 산동은 태행산맥 동쪽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그건 너무 광역적인 의미인지라서요. 태산 동쪽 산동은 당시에도 쓰인 것으로 알고 썼는데 아닌가 보죠?

BAKARA
2015/02/18 10:25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출처] 고대 중국의 대충 지역구분... (【부흥】네이버 대표 역사 카페) |작성자 중고세탁기